[Reciever's Room]제 1화 [Reciever's Room]

눈이 뜨였다.

하지만 제대로 된 의식이 되살아나기까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. 그것도 그럴 것이 조금 전 나는 매서운 겨울바람을 맞아가며 신호등에서 얼른 불이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었으니... 그런데 그 이후론 도저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. 분명히 이 기억만큼은 너무나 선명한데 그 이전과 이후의 기억은 도저히 나지 않았다. 오히려 억지로 그 기억을 끄집어 내려 해봤자 뇌 안쪽에서부터 극심한 두통이 다가와 나를 괴롭혔다. 그나저나... 여긴 대체 어디지...?



처음 보는 장소다. 방금 눈을 떴을 땐 하얀 천장만이 날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. 물론 그것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. 나는 약간은 좀 오래되 보이는 낡은 침대에 누워 있었고 팔뚝엔 링거가 꽂혀 있었다. 이런, 여긴 병원인가? 하지만 난 도저히 아픈 기억이 없다. 물론 머리에 두통이 남아 있지만, 이걸로 자주 병원에 가지 않았다 .-오지 않았던 것 같다. 어렴풋한 기억일 뿐이다- 그러고 보니 사뭇 병실 같은 분위기가 드는 곳이다. 내 왼쪽 옆엔 꽃병과 가습기,  오른쪽엔 전화기가 한 대 놓여 있었다.  이 침대도 그렇다면 병원에서 들여놓은 침대겠지. 



하지만 난 왜 여기 있는가? 이곳이 어디인가에 대한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왜 내가 여기 있어야만 하는지가 가장 문제다. 아니, 그보다 앞서 난 대체 누구인가? 왜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어야만 하는 '이름'이라는 것이 왜 내 기억 속에서 이미 사라지고 없을까? 기분이 이상해진다... 하지만 이 기분이 굳이 내가 이곳을 탈출해야 하는 원동력으로까진 이어지지 않았다. 그 때문인지 기분이 더욱 이상해졌다. 그러니까 내 기분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딱 이거다.

'어차피 난 이곳을 빠져나가지 못해. 그리고 굳이 그럴 필요도 없어...'


라고... 이미 내 마음속에는 '체념'이라는 것이 굳게 자리 잡고 있었다. 그나저나 머릿 속에 남아 있는 이놈의 두통은 도저히 사그라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. 동시에 눈꺼풀이 더욱 무거워지더니 딱 지금이 자아야할 타이밍임을 알아차렸다. 그래... 일단 한숨 자고 생각해보는 거야. 그때가 되도 전혀 늦지 않...

"따르릉-! 따르르릉-!!"
"따르르르릉-!! 따르르르르릉-!!"


...마치 내가 자길 시기한다는 듯이 너무나 절묘한 타이밍에 전화벨이 울렸다. 누구라도 그렇듯이 이렇게 되면 전화를 받기 귀찮은 
법이다. -만약 그것이 중요한 전화라 할지라도- 하지만 전화를 받지 않으니 기분 탓인지 전화벨이 더욱더 길게 울리는 것 같았다. 

"젠장.. 받으면 될 거 아냐.."

이불을 젖힌 후 몸을 일으켜 세웠다. 그대로 나는 전화를 받았다.


-2화에서 계속-








p.s 친구 권유로 쓰게된거 재밌게 써보자..그래..뭐..

1 2 3 4 5 6 7 8 9